농사 안 지으면 땅 팔아야 할까? 2026 농지법·이행강제금 25% 팩트체크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13년 넘는 세월 동안 월요일이면 다시 도시로 향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흙냄새를 맡으러 시골로 향했습니다. 농약 한 방울 쓰지 않고, 화학비료 한 톨 넣지 않다 보니 풀과 함께 농사를 짓는 날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게으른 농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자연이 주는 느릿하지만 정직한 위로 속에서 키워낸 작물들을 볼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농사 안 지으면 땅 팔아야 한다?", "매년 땅값의 25%를 이행강제금으로 낸다?" 같은 자극적인 기사를 보고 가슴이 얼마나 철렁했는지 모릅니다. 투기 목적으로 땅을 묻어둔 이들을 관리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오랫동안 제 손으로 직접 밭을 일구어온 사람까지 일괄적으로 투기꾼처럼 몰리는 것 같아 황당하고 야속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식 설명자료를 차분히 뜯어보니, 우리가 뉴스 헤드라인만 보고 품었던 공포와 실제 제도는 꽤 달랐습니다. 가장 먼저 꼭 기억하셔야 할 핵심은 이겁니다. "농사를 못 짓는다고 바로 농지를 팔거나 농지 가액의 25%를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처럼 가슴 쓸어내리셨을 분들을 위해 팩트를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농사를 못 짓게 되면 바로 농지를 팔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농지법은 기본적으로 농지를 직접 농업경영(자경)에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하지만 소유자가 처한 불가피한 현실을 고려해 다양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경우
  •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자경한 농지
  • 상속받은 농지나 이농 농지 등은 적법하게 임대할 수 있습니다.
  • 개인이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라면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을 통해 위탁하여 임대하는 합법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25% 이행강제금은 언제 부과될까?

이번 논란에서 가장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대목이 바로 '땅값의 25% 이행강제금'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오해가 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해서 즉시 25%를 토해내는 구조가 아닙니다.

  • 농지법 위반이 판명되더라도 중대한 투기성 위반 등이 아닌 이상 1년의 자진 처분 기간이 부여됩니다.
  • 그 이후 처분하지 않아 처분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아야만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 처분의무 기간 내에 다시 자경하거나 농지은행과 매도위탁계약을 체결하면 3년간 처분명령을 유예할 수도 있습니다.


25% 이행강제금은 2026년에 새로 생긴 제도일까?

이 부분도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보도에서 강조된 25%의 이행강제금은 이번 2026년 농지법 개정으로 새롭게 도입된 제도가 아니라 2021년 농지법 개정 시부터 시행되어 온 규정입니다.

이번 2026년 개정의 주요 내용은 지방정부가 처분명령 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자의적으로 생략하지 않도록 처분명령을 의무 규정으로 변경하고 집행체계를 보완한 것입니다.


"살 사람도 없는데 팔라"는 농촌의 현실, 대책은 있을까?

현실적으로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다"는 농촌의 현실을 고려해 농지은행의 매입·임대 기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행 농지법은 처분명령을 받은 소유자가 농지은행에 해당 농지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고, 공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 예산의 범위에서 이를 매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지 매수 청구가 확대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2027년 예산안에 농지은행의 농지 매입·공급 규모를 올해 5,230ha에서 6,800ha로 확대 편성하였습니다.

또한 전수조사와 병행하여 진행된 '농지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 동안 농지은행 임대수탁 면적은 8,487ha로, 전년 동기 4,590ha보다 84.9% 증가하는 등 음성적인 임대차를 적법하고 안정적인 관계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8년 세금 개편 때문에 모든 농지가 중과될까?

2026년 세제 개편안에는 2028년부터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상향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는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않으면 모두 최고세율을 적용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상속이나 고령 등의 이유로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농지가 비사업용 토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취득 원인, 과거 자경 기간, 현재 이용 상황, 적법한 임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게 됩니다.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른 상속·이농 3년 미만 농지, 부득이한 사유 전 5년 이상 자경 농지, 8년 이상 자경 농지 상속·증여, 농지은행 8년 이상 임대위탁 농지 등은 비사업용 토지에서 제외됩니다.)


이번 전수조사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이번 전수조사의 목적은 단순히 법 위반 농지를 찾아 처분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실제 농지 소유·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행정정보를 정비하며, 이용되지 않는 농지가 다시 농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이번 조사의 목적입니다. 투기 목적의 취득 등 중대한 위반은 엄정하게 조치하되, 불가피한 현실이 있는 경우에는 농지가 계속 농업에 이용될 수 있도록 정상화 방안을 안내하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체크해 보세요] 내가 소유한 농지 점검 리스트

  • 현재 직접 경작(자경)을 하고 있는가?
  • 농지 임대차가 있다면 적법한 서면 계약 및 농지대장 등재 상태인가?
  • 질병, 고령 등의 사유가 있다면 농지은행 임대위탁 등을 검토했는가?
  • 농지대장 상의 정보가 실제 나의 이용 현황과 일치하는가?

(※ 토지마다 개별 상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처분의무 여부는 관할 지자체나 농지 관련 기관에 최종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마치며

이번 내용을 차분히 확인하면서 저 역시 무거웠던 마음을 조금 내려놓았습니다. 농지를 투기의 수단으로만 삼는 이들과, 흙을 묻히며 묵묵히 땀 흘려온 사람을 일률적으로 매도하지는 않겠다는 정부의 설명이 참 다행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농지를 지키며 묵묵히 농사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현실과 마음까지 헤아리는 합리적인 농지정책이 이어졌으면 합니다. 이번 주말에도 저는 다시 흙냄새를 맡으러 밭으로 향합니다.


[출처]


[면책사항]

이 글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식 설명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농지 처분의무와 이행강제금, 비사업용 토지 해당 여부 등은 개인의 소유·경작·임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항은 관할 지자체 및 관련 기관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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